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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담화 심리: 나쁜 줄 알면서 왜 남 얘기는 이렇게 재밌을까?

점심 식탁에 마주 앉아 속닥거리며 이야기하는 다람쥐와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 토끼 캐릭터 일러스트

점심을 먹다가 누가 "야, 근데 걔 있잖아"로 말을 꺼냅니다. 안 끼려고 했는데 5분쯤 지나면 내가 제일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계산하고 나오면서 조금 찝찝합니다. 😶

이럴 때 드는 생각은 대개 하나입니다. 내가 좀 못된 사람인가.

찝찝함을 풀어보려면 "남 얘기를 했나"보다 "무슨 말을 나눴나"를 먼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근황을 전한 건지,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데 신이 났던 건지요.

💬 하루 52분, 그런데 대부분은 욕이 아니었다

하루 평균 약 52분. 남 얘기에 쓴 시간이라고 하면 꽤 길게 느껴집니다. 다만 여기에는 "걔 이번에 이사 간대", "그 팀으로 옮겼다던데" 같은 소식도 들어갑니다. 로빈스와 카란(2020)이 일상 대화를 분석할 때 센 것은 '그 자리에 없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으니까요.

이 숫자는 다섯 관찰 연구에 참여한 467명의 녹음 자료에서 나왔습니다. 참가자들은 2~5일 동안 일정 간격으로 주변 소리를 담는 기기를 착용했습니다. 그렇게 모은 일상의 일부를 깨어 있는 하루 16시간 기준으로 환산한 추정값이 약 52분입니다.

더 눈에 띄는 건 내용입니다. 수집된 남 얘기의 대부분은 좋다 나쁘다는 평가가 붙지 않은 중립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누군가를 흉보는 말은 그중 일부였고요.

🔍 남 얘기를 많이 하면 험담도 많이 할까?

이 분석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중립적인 남 얘기를 더 많이 했지만, 부정적인 남 얘기에서는 유의한 성별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남 얘기의 양과 내용을 구분해서 볼 이유입니다.

뒷담화 심리를 살펴볼 때도 남 얘기 전체와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말을 구분하면 좋습니다. 친구의 근황을 전하는 말까지 모두 같은 잣대로 볼 필요는 없으니까요.

🔍 남 얘기로 관계를 알아가기도 한다

처음 함께 일할 사람을 두고 "그분이랑 일해봤어?"라고 물을 때가 있습니다. 직접 겪기 전에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은 거죠. 아는 사람이 늘수록 모두를 직접 겪어보기는 어려우니, 남이 겪은 걸 전해 듣는 것도 판단에 보탬이 됩니다. 이런 대화로 관계를 유지하고 믿을 만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이 던바(2004)의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저 사람은 좀 조심해"라는 말은 어떨까요?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경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실험에서도 부당한 행동을 목격한 참가자들은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람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려 했고, 정보를 전한 뒤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줄었습니다(파인버그와 동료들, 2012).

다만 "약속한 날짜를 두 번 넘겼어"와 "원래 무책임한 사람이야"는 전하는 정보가 다릅니다. 앞의 말은 확인할 행동을, 뒤의 말은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으니까요.

지금 나누는 말에도 그런 쓰임이 있는지 돌아볼 만합니다. 상대에게 필요한 사실을 전하는 중인지, 새로운 내용 없이 흉보는 말만 반복하는 중인지요. 도움이 될 정보라도 사실인지, 누구에게 전할 필요가 있는지는 따로 살펴야 합니다.

🤝 같이 욕하고 나면 왜 더 친해진 것 같을까

새 팀에서 조심스럽게 "아까 그 말은 좀 불편했어"라고 꺼냈는데, 옆 사람이 "나도 그랬어"라고 답합니다. 그 한마디가 유난히 반가울 때가 있죠. 내 반응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는 안도감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싫은 점이 겹친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대에게 더 가까움을 느낄까요? 보슨과 동료들(2006)은 녹음된 대화 속 인물을 평가하게 한 뒤, 곧 만날 상대도 같은 평가를 했다고 알려주는 실험으로 이를 살펴봤습니다.

그 인물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지 않았던 참가자들은 싫은 점이 겹친다고 들었을 때, 좋은 점이 겹친다고 들었을 때보다 상대와 더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호불호가 강했던 참가자들에게서는 이런 차이가 없었습니다.

"우리끼리는 통한다"는 느낌이 들거나 상대를 더 잘 알게 된 듯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해석입니다. 다만 실험에서 확인한 것은 친밀감에 대한 기대였고,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까지 직접 검증한 것은 아닙니다.

대화가 늘 한 사람의 흉으로 돌아간다면 다른 공통 관심사도 꺼내보세요. 그 사람 얘기 말고 둘이 즐겁게 나눌 이야기가 무엇인지 찾아보는 겁니다.

😶 남을 흉보면 나도 그렇게 보일까?

친구에게 "그 사람은 직원한테 말을 참 불친절하게 하더라"라고 말했다고 해볼게요. 그런데 친구에게 나까지 불친절한 사람으로 보인다면 좀 억울하겠죠. 정작 내가 한 행동을 말한 것도 아닌데요.

이와 비슷한 현상이 네 가지 실험에서 관찰됐습니다.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소개하는 말을 접한 뒤, 그 행동에서 드러난 성격을 말을 전한 사람에게도 연결했습니다(스코브론스키와 동료들, 1998). 앞의 예시로 치면, '불친절하다'는 인상이 이야기 속 인물뿐 아니라 나에게도 붙는 겁니다.

말을 전한 사람이 실제로 그런 성격이라고 볼 근거가 없어도 이런 연결이 생겼습니다. 연구진은 말의 내용과 말한 사람이 함께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남을 두고 한 말이 내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이 연구의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 내 얘기가 돌았다는 걸 알았을 때

여기서부터는 입장이 바뀝니다. 누가 조심스럽게 "이런 말이 돌던데"라고 알려줍니다. 머리보다 손이 먼저 반응합니다. 누가 그랬는지부터 묻게 되고요.

답장을 보내기 전에, 직접 확인한 말과 전해 들은 말을 구분해보세요. 누가 어떤 표현을 썼는지,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인지부터 확인하는 겁니다.

급히 대응해야 할 일이 아니라면 잠깐 시간을 두고 적어봐도 좋습니다. 아래는 사실관계와 앞으로 할 일을 나눠보는 가상의 예시입니다.

내가 확인할 것과 할 일

전해 들은 말: "걔 요즘 일 대충 한다더라."

확인할 사실: 지난달 일정은 밀렸지만 담당자에게 사유를 알리고 변경 승인을 받았다. 관련 기록을 확인한다.

내가 할 일: 팀 전체에는 변경된 일정을 알리지 못했다. 팀 채널에도 공유한다.

아직 모르는 것: 그 말을 한 이유와 상대의 속마음. 전해 들은 한마디만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설명이 필요한 상대에게 확인 가능한 내용부터 짧게 전해보세요. 소문이 반복되거나 실제 불이익으로 이어진다면 들은 말과 관련 기록을 남기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나 조직의 상담 창구에 도움을 구하세요.

📝 분위기 안 깨면서 맞장구는 안 하는 법

자리에서 "우리 그런 얘기 하지 말자"라고 말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 말을 하고 나면 남은 점심시간이 꽤 길거든요. 계속 봐야 할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그럴 땐 문장 하나를 미리 정해두면 말을 고르기 수월합니다. 직접 겪지 않은 일이라면 "나는 걔랑 같이 일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더라"라고 말해보세요. 상대의 평가에 내 판단까지 얹지 않는 방법입니다. 이후에는 다른 얘기를 꺼내거나, 들은 말을 다른 자리에 옮기지 않는 선택도 할 수 있습니다.

말을 보태기 전에 이렇게 물어보세요. 내가 직접 확인한 내용인가, 지금 이 사람에게 필요한 이야기인가. 단순한 근황이라도 당사자가 알리고 싶지 않은 사정이라면 전하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다음번 "걔 있잖아"가 들리면 잠깐만 멈춰보세요. 듣는 데서 끝낼지, 말을 보탤지, 다른 얘기를 꺼낼지는 내가 고를 수 있습니다.

편집 노트

이 글에서 확인할 범위: 일상 대화를 관찰한 연구와 친밀감·인상 형성 실험을 바탕으로 남 얘기를 나누는 심리를 살펴봅니다. 대처 문구와 가상 예시는 이를 읽고 일상에서 생각해볼 편집 제안입니다.

작성·편집: 홀라라 콘텐츠팀자료 확인일: 2026.09.18최종 수정:

참고자료

  • Robbins, M. L., & Karan, A. (2020). Who gossips and how in everyday life?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11(2), 185–195.
  • Dunbar, R. I. M. (2004). Gossip in evolutionary perspective.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8(2), 100–110.
  • Feinberg, M., Willer, R., Stellar, J., & Keltner, D. (2012). The virtues of gossip: Reputational information sharing as prosocial behavio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2(5), 1015–1030.
  • Bosson, J. K., Johnson, A. B., Niederhoffer, K., & Swann, W. B. (2006). Interpersonal chemistry through negativity: Bonding by sharing negative attitudes about others. Personal Relationships, 13(2), 135–150.
  • Skowronski, J. J., Carlston, D. E., Mae, L., & Crawford, M. T. (1998). Spontaneous trait transference: Communicators take on the qualities they describe in other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4(4), 837–848.